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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온도 27. #화재 현장 #노인들로 부터큰절을 받는 #소방관들

봉암언덕 2022. 1. 23. 17:04
FB #Essay 341.
화재 현장 노인들로 부터
큰절을 받는 소방관들
 
오래전에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오래된 한 주택에 불이 났다. 황모 할머니(76)와 외손녀가 단둘이 사는 집인데 황 할머니가 형광등 스위치를 켜려다 그만 천장에 불이 붙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노령 연금으로 근근히 살던 황 할머니는 망연자실했다. 불을 끄러 왔던 장형덕 송파소방서 지휘3팀 팀장(소방경)과 팀원 6명은 십시일반 자비를 모아 불에 탄 집을 복구해줬다.
장 소방경은 “황 할머니의 집에서 화재가 재발할 수 있어 위험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장 소방경이 팀원들과 화재 진압을 마친 뒤 전기 스위치를 확인해보니 1970년대 식의 두꺼비집이라 차단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매달 노령연금 20만원 등으로 살던 황 할머니는 추석을 앞두고 실의에 빠졌고, 외손녀는 한쪽에서 울고 있었다.
장 소방경은 “그 모습이 너무 측은하게 느껴져 걱정 말라며 할머니를 안정시켰고, 직접 수리를 했다”고 밝혔다.그 다음날 할머니집을 다시 찾은 장 소방경과 팀원 6명은 자비 15만원을 모았다. 불난 형광등을 떼서 LED 전구로 바꾸고, 전기 스위치와 차단기를 안전하게 교체했다. 천장에서 뜯어낸 합판도 제조해 복구시켰다. 장 소방경은 “할머니가 땅에 엎드릴 정도로 큰절을 하며 고마워했다”고 말했다(머니투데이 2016.9.20.).
며칠 전에 나는 친구 5명과 같이 점심 식사를 하게 되었다. 경찰관, 교도관, 소방관, 정치인, 사업가 등 직업도 각양각색이었다. 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면서 다들 자신의 직장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였는데 나에겐 소방관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그는 원래 육군사관학교에 합격하였으나 어떠한 이유론가 진학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소방관 시험에 합격하여 소방 간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근무해온 그동안 수많은 애환들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늘 갑호비상을 준비하면서 대기실에서 대기한 수십년이었다고 한다. 무궁화 2개(소방사)까지는 불구덩이 속으로 자신이 먼저 들어가면서 나를 따르라고 해야만 목숨을 걸고 대원들이 움직인다고 하였다.
만일을 대비하여 국선도 특공무술을 익혔고 관장 자격을 갖고 있다고도 하였다. 서울 신창동의 건축중인 건물이 무너져내릴 때 일이었다. 쏟아진 콘크리트가 굳어갈 때 라서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면 시멘트가 굳어지면서 거기에 묻힌 사람도 같이 굳어져 목숨을 잃을 위기였다고 한다.
그는 목숨을 걸고 시멘트 구덩이 속으로 들어가 거기서 5명을 구하였다. 소방관 선배들은 오래 일하다보면, 화재가 일어나면 아주 멀리서도 사람 냄새가 난다고 하였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였을 때 일이다. 출동 경보가 울렸다. 그는 그때 처음으로 10킬로 미터 정도 떨어진 화재 현장에서 나는 사람 냄새를 맡게 되었다고 한다.
“인사사고다 긴급 출동이다.”
외치고 구급차를 대동하고 가보니 정말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었다. 경력이 쌓일수록 그도 점점 소방스로서의 동물적인 감각을 익히게 되었던 것이다.
어느 날 화재 현장에서 1차 진압을 하고 나오는데 80대 할아버지가 울면서 애원하였다 한다.
“내 손자 좀 구해주세요.”
그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불타는 건물 속으로 다시 뛰어 들어갔다. 기둥이 무너져내리는 걸물의 한 구석에서 어린아이가 벌벌 떨면서 울고 있었다. 그는 젖은 담요를 뒤집어 쓰고 아이를 구해서 무사히 빠져나왔다. 할아버지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현장에서 젊은 그에게 큰 절을 하였다 한다.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합니다를 수없이 반복하였다.
지금 까지 그가 구한 시민은 500여명으로 추산한다. 그는 말한다.
“나는 내 직업에 정말 만족한다. 대통령이든, 육군대장이던 누가 그렇게 국민들로부터 큰 절을 받을 수 있겠는가? 무언가 보람있는 직업이 진짜가 아닐까? 나는 이 직업을 정말 사랑한다.”
친구의 그 말은 여전히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2022.1.22
회원님, 정순옥, 김희경, 외 2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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