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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온도 15. 나도 이런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싶다

봉암언덕 2021. 12. 22. 03:46
FB Essay 318.
나도 이런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 싶다
J는 하와이에서 유학생할을 하였는데 몹시 힘들었다. 결혼하여 아이들이 있는 네 식구의 가장이었다. 학생 가장인 것이다. 그의 가족생활은 조금 독특하였는데 아내는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자신이 하와이에서 공부하면서 두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 공부하랴 일하랴 이이들 돌고랴 힘든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는 단란하고 화목하게 살아가는 이웃집 유학생 가족들을 보면서 늘 아내와 함께하는 하와이 생활을 꿈꾸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었다. 학교(BYU-H)도 수업이 없었다. 이번에는 반드시.. 그는 그리 결심하고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에는 반드시 아내를 설득하여 직장을 그만두게 하고 하와이로 돌아오게 하리라 굳게 마음 먹었다.
아빠가 한국으로 떠나자 하와이엔 이제 아이들 둘만 남겨졌다. 유학생 이웃들에게 미안하지만 좀 돌보아달라고 부탁을 하였던 것이다. 유학생들은 시간을 나누어 그런 아이들을 돌아가면서 돌보고 있었다. 어느 날 J의 이웃에 사는 어떤 미국인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J의 후배 유학생을 부르더니 내일 아이들과 함께 잠시 나가서 놀고 오라고 부탁하였다. 그 사이에 집에 무엇인가를 조금 설치하겠다는 것이었다. 유학생은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이라서 아마 무엇인가 좋은 일이겠지 막연히 생각하고는 그리하였다.
집을 나오면서 문을 양말로 살짝 막아 놓았고 그 사이에 미국인 가족은 빈집으로 들어갔다. J의 친구 유학생은 1시간 가량 지나자 집으로 빨리 가자는 아이들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놀이터며 바닷가며 학교 캠퍼스를 다니면서 억지로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했다. 무려 3시간이 지나서야 마침내 들어가도 좋다는 미국인 이웃의 전화를 받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간 순간 아이들은 깜짝 놀랐다.
거실의 한 가운데 놓인 크리스마스 튜리에서는 형형색색의 불빛이 반짝이고 있었고, 아름다운 램프가 방안을 포근한 불빛으로 가득 감싸안고 있었다. 트리 아래에는 가족들 모두를 위한 선물들이 각각 산타가 그려진 아름다운 포장지로 포장된 채로 놓여있었다. 아이들은 신발을 벗어 던지고 선물상자로 달려가기 바빴다. 부모가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하는 아이들, 그들을 위해 산타크로스로 나타나준 이웃 가족을 생각하지 유학생 후배도 감격스러워 눈시울을 붉혔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고 한국에서 돌아온 J는 아이들에게서 그 소식을 듣고는 후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야 겠다. 그들이 누구시니? 하고 물었지만 미국인 가족들이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말아달라는 약속을 몇 번이나 당부하였으므로 후배는 끝내 그들의 이름을 밝히진 않았다. J는 그 이웃을 스스로 짐작하였다. 늘 자신과 아이들에게 음식도 전해주고, 친절하게 대해주는 그들이었다. 그들은 아주 가난한 분이었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항상 누군가를 배려하려는 마음이 넘치는 천사들이었다.
며칠후 J는 오븐으로 빵을 만들어 예쁘게 포장하여 들고는 아이들을 앞세우고 그 집을 향하였다. 빵을 내밀고는미소늘 지으면서 이렇게 인사하려니 다짐하였다.
“스미스 제가 없을 때 누군가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너무도 값진 선물을 주셨던데 혹시 당신 가족이라면 정말 감사합니다.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없는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기쁨으로 가득하게 해주신 은혜를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한 발 한 발 그 가난한 이웃집으로 향하는 하와이의 잔디는 늘 푸르고 하늘도 언제나처럼 맑고 바람은 싱그러웠다.
나도 이번에는 이런 크리스마스 선물을 이웃과 나누고 싶다. 그리함으로써 우리의 작은 행위가 누군가의 기쁨과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