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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온도 14. 나는 큰 사람인가? 속 좁은 좀팽이 인가?

FBEssay 313. 나는 큰 사람인가? 속 좁은 좀팽이 인가?
최근에 나는 광주와 전라남도 장성군의 남쪽 경계 지역인 분향리에 조그마한 공장을 지었다. 바로 좌측 옆에는 대기업 자동차 회사에 부속품을 납품하는 공장이 있다. 우리 회사와는 비교가 안되는 큰 회사이고 납품할 물건으로 넓은 공장이 가득하여 차고 넘친다. 그는 사실 나에게 공장 부지를 판매한 사람이기도 하다. 또한 광주 인근 신도시에 건물이 여러 채 있고 여러곳에 땅이 많은 재력가이기도 하다.
나의 공장이 어느 정도 완공되고, 주차장은 시멘트 포장이 완료되었을 때 일이다. 최근 몇 일전. 공장동이며 사무동에 마감 공사를 위해 자동차들이 들락거리고 있을 때 였다. 주차장에는 자가용과 화물차들 여러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우리 공장의 사무동 앞에서 나와 옆 공장 사장과 공사 감독하는 건설사 전무가 함께 서서 그 자동차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 차는 누구것인가요? 전무가 정면으로 보이는 3대의 자동차를 보면서 물었다. 공사하는 차량들 아닐까요? 난 잘 모르겠는데요? 내가 그리 답하자 엉뚱하게 옆 공장 사장이 대답했다. 허허허 우리 자동차여요. 허허. 우리 둘은 당황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주차장이 여유가 있으나 같이 쓰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허허허 그런 표정이었다. 그 날은 뭐라고 말을 못하고 대강 넘어갔다. 하루 이틀은 그럴 수 있으려니 생각했다. 그런지 지금 2주일이 넘었다.
흥미롭게도 이제는 아예 자신의 자가용과 화물차 등 어떨 때는 4대까지 몽땅 주차한다. 물론 나에게 상의 한마디도 없이. 그리고는 점심 시간이면 혼자가기 심심한데 밥이나 먹으러 갑시다. 그러면서나에게 다가와서 싱글거린다. 그 모습이 어찌 그리 얄미워보이는지. 우리의 상식이라면 정식으로 자신의 회사가 제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어 비좁으니 이곳 주차장을 좀 사용해도 되겠습니까 라고 상의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가 아닐까 하는데 그는 그 도리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속으로 답답함이 끓어 오른다. 하지만 한번 말을 밷으면 주워담기 어려우니 나는 신중하게 또 신중하게 생각하였다. 저놈한테 어떻게 제대로 따질 것인가? 그러면서.
공장 단지에는 30여 개의 회사가 있다. 그 회사들 모임의 대표는 67세 되는 앞집 공장 사장이다. 그에게 연락을 하였다. 이런 일이 있어 답답한데 어찌하면 좋을까요? 난 당연히 그 사람이 예의가 없구만 당연히 만나서 경우를 따지고 사과를 받아야지요. 그럴줄 알았는데 그의 조언은 전혀 달랐다. 그냥 두세요. 인생을 살면서 조금 손해보고 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웃에게 덕을 베푼다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가세요.
그러고 시간이 계속 흐르고 있다.
옆사장은 계속 이젠 자신의 전용 주차장처럼 몇 대의 차량을 우리 주차장에 매일 같이 주차한다. 한두대는 아예 24시간 주차한다. 자신의 회사가 여유가 생기는 저녁인데도 차를 뺄 생각이 없다. 물론 여전히 나에게 아무런 양해를 구하는 일도 없이.
나는 오늘도 그 모양을 보면서 단지 회장이 조언한 말을 중얼거린다. ‘조금 손해보면서 사세요.’
그러면 마치 큰 사람이 된 것처럼 편안하다가도, 한편으로는 좀팽이처럼 속이 부글 거린다.
난 이 일을 어떻게 결론을 내려야할까?
2021.12.4. 12:33